[한미FTA 3차협상 결산] 농산물 세이프가드 논의 진전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6-09-18 16:56:47 ·조회수 : 3,695
“농업협상 국민께 보고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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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해안 제일 북쪽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항구 도시, 보잉항공사와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본거지를 둔 도시,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나오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이란 영화로 유명해진 도시가 시애틀입니다. 220여 명의 정부대표단, 50명 가까운 기자단, 그리고 FTA에 반대하러 간 원정시위단 이렇게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며칠 동안 시애틀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매우 보수적으로 관세양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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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하지 않은 품목부터 먼저 논의
우리는 미국 측에게 한국의 농업은 매우 어렵고 민감한 부분이 많아 협상 과정에 이런 민감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협상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미국측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세를 없애더라도 부담이 적고 영향이 거의 없는 품목부터 먼저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민감한 품목부터 시작하면 협상 자체가 어렵고 난관에 부딪쳐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떤 품목이 민감하지 않은 품목일까요. △미국이 한국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 국내 생산은 거의 없는 품목 △가공식품의 원료로 쓰이거나 축산사료의 원료가 되는 품목 △관세가 아주 낮아 보호 효과가 없는 품목 등입니다. 실제로 이런 품목들은 이미 많이 수입이 되고 있고, 국내 생산이 적어 수입으로 대부분 수요를 충당하고 있으므로 우리 농업생산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더러 민감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양허안 개선과 농산물세이프가드 주고
받기
이번에 우리는 주로 미국측의 요구를 많이 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을 판단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수용이 어려운 부분을 잘 판단해야 하고 또 앞으로 여러 차례 협상이 있고 양허안 수정이 있을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만큼 우리가 미국측에 요구할 사항도 제시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미국에 농산물을 많이 수출하지 않고, 미국이 이미 모든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한 마당에 양허안과 관련해서 미국에게 요구할 사항은 많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는 그동안 미국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온 농산물 세이프가드의 필요성을 적극 주장했습니다. 농산물 수입 증가가 우려되는 우리에게 세이프가드 제도는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이프가드에 대해 강하게 얘기했고, 이에 대해 미국측은 우리가 양허안을 개선할 경우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양허안을 어느 정도 개선할 지, 어떤 형태의 세이프가드 제도가 될 지 등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일단 양측이 이런 원칙에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에 4차 협상 또는 그 이전에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런 결정을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실무안을 만들더라도 관련 부처나 부서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고, 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양허안 수정 범위와 수준은 세이프가드 제도 관련 논의의 진전 정도, 민감 품목에 대한 고려 등을 감안해 결정될 것이며, 농업 이외 다른 분과와도 보조를 맞춰야 합니다. 앞으로의
전망
앞으로 4차, 5차 협상으로 갈수록 어려운 부분들이 논의될 것입니다. 다른 분과와 달리 농업은 미국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의욕적으로 달려들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쟁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미국은 ‘어떤 품목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우리는 '우리 농업의 민감성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협상이란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 것이 한꺼번에 몰려들 수도 있고, 될 듯 하다가도 작은 일이나 뜻밖의 상황으로 결렬되기도 합니다. 아직 민감한 부분은 손도 대지 않았으니 갈 길이 멉니다. 중요한 결단의 순간들이 우리 앞에 남아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머리를 맞대야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왕 시작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목표는 분명합니다만 서두르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농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추호도 잊은 적이 없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한다는 협상단의 각오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시애틀 공항의 기념품 가게에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을 새긴 찻잔, 티셔츠를 잔뜩 진열해 놓고 있었는데 기념으로 하나 살까 하다가 발길을 돌렸습니다. 더 이상 잠 못 이루는 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농림부 배종하 국제농업국장(jhbae@maf.go.kr)